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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의 함정: 숫자가 실제와 어긋나는 경우

일회성 이익, 경기 사이클, 이익 바닥, 계산 기준, 주식수 변화로 지표가 왜곡되는 경우를 가립니다

밸류에이션 지표는 나눗셈 하나라 계산이 쉽고, 그래서 잘못 읽기도 쉽습니다. 분모가 일시적으로 커지거나 작아지면 지표는 회사의 실제 모습과 다른 값을 보여 줍니다. 자주 만나는 경우를 차례로 나눠 봅니다.

분모가 흔들리는 경우

계산 예시: 일회성 처분이익과 PER

A정밀이 다음 해 본업 이익은 그대로이고 옛 사옥을 팔아 처분이익 100억 원을 냈다고 가정

세후 처분이익 = 100 × (1 − 0.22) = 78억 원

지배주주순이익 = 62 + 78 = 140억 원

PER = 931 ÷ 140 = 6.7배(본업 기준 15.0배)

주가가 그대로여도 PER은 절반 아래로 내려갑니다. 내년에는 이 이익이 없으므로 PER은 다시 15배 근처로 돌아갑니다.

H화학EPS주가PER
호황 정점3,000원30,000원10.0배
불황 바닥300원18,000원60.0배
회복기1,500원27,000원18.0배
가상 경기민감 기업. 이익 변동이 주가 변동보다 크다

화학·철강·해운·반도체처럼 업황에 따라 이익이 크게 오르내리는 업종에서는 PER이 가장 낮을 때가 이익이 가장 많을 때, 즉 업황 정점 근처인 경우가 많습니다. 시장은 정점의 이익이 계속되지 않는다고 보고 주가를 덜 올리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불황 바닥에서는 이익이 거의 없어 PER이 매우 높게 나옵니다. 이런 업종은 몇 년 평균 이익이나 PBR을 함께 봅니다.

계산 예시: 평균 이익으로 다시 계산한 H화학 PER

세 시기 평균 EPS = (3,000 + 300 + 1,500) ÷ 3 = 1,600원

호황 정점: 30,000 ÷ 1,600 = 18.8배(그해 EPS 기준 10.0배)

불황 바닥: 18,000 ÷ 1,600 = 11.3배(그해 EPS 기준 60.0배)

회복기: 27,000 ÷ 1,600 = 16.9배(그해 EPS 기준 18.0배)

평균 이익으로 보면 순서가 뒤집혀 불황 바닥의 배수가 가장 낮습니다. 다만 평균을 몇 년으로 잡는지, 업황이 구조적으로 바뀌었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추정입니다(소수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

H화학 PER: 그해 이익 기준과 평균 이익 기준
  • 그해 EPS 기준
  • 세 시기 평균 EPS 기준
60배40배20배0배
호황 정점: 그해 EPS 기준 10배, 세 시기 평균 EPS 기준 18.8배불황 바닥: 그해 EPS 기준 60배, 세 시기 평균 EPS 기준 11.3배회복기: 그해 EPS 기준 18배, 세 시기 평균 EPS 기준 16.9배
호황 정점불황 바닥회복기

가상 데이터. 그해 이익으로 계산하면 업황 정점에서 PER이 가장 낮다

흑자로 막 돌아선 회사도 같은 문제를 겪습니다. A정밀의 EPS가 50원이라면 PER은 9,800 ÷ 50 = 196배입니다. 이익이 0에 가까울수록 PER은 끝없이 커지므로, 이 구간의 PER은 회사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말하지 않습니다.

같은 회사, 다른 PER

계산 기준식PER
지배주주순이익, 자기주식 제외 시가총액931 ÷ 6215.0배
지배주주순이익, 자기주식 포함 시가총액(상장주식수 기준)980 ÷ 6215.8배
연결 당기순이익(비지배지분 몫 포함)931 ÷ 7013.3배
12개월 선행 추정 이익9,800 ÷ 789.512.4배
A정밀 PER, 같은 날 같은 주가(9,800원)

한국거래소가 발표하는 시가총액은 상장주식수 전체(자기주식 포함)에 주가를 곱한 값입니다. 자기주식이 많은 회사는 이 시가총액으로 계산한 PER·PBR이 주당 기준으로 계산한 값보다 높게 나옵니다. 데이터 사이트마다 이런 기준이 달라서, 같은 회사의 PER이 사이트마다 다른 것은 대부분 어느 한쪽이 틀려서가 아니라 기준이 달라서입니다.

지표끼리 맞춰 보기

  1. 기준을 확인합니다: 연결·지배주주 기준인지, 실적인지 예상인지, 자기주식을 뺐는지
  2. 분모에 일회성 손익이 섞였는지 손익계산서의 기타손익·금융손익에서 확인합니다
  3. PBR = PER × ROE, PSR = PER × 순이익률로 다른 지표와 앞뒤가 맞는지 봅니다
  4. PER과 EV/EBITDA의 차이가 크면 부채·현금·비지배지분 구조를 확인합니다
  5. 같은 업종, 같은 회사의 과거 범위와 비교합니다

주식수가 바뀌는 경우

계산 예시: 유상증자 뒤의 EPS

A정밀이 신주 190만 주(기존의 20%)를 발행해 유통주식수가 1,140만 주가 됐다고 가정

증자로 받은 돈이 아직 이익을 내기 전이라 지배주주순이익은 62억 원 그대로

EPS = 62억 ÷ 1,140만 주 = 543.9원(증자 전 652.6원)

주가 9,800원이면 PER = 9,800 ÷ 543.9 = 18.0배

회사 이익은 그대로인데 주당 이익이 줄어 PER이 15.0배에서 18.0배로 높아졌습니다.

유상증자, 전환사채 전환, 주식매수선택권 행사로 주식수가 늘면 과거 EPS와 지금 EPS를 그대로 비교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자기주식을 사서 소각하면 이익이 그대로여도 EPS가 올라갑니다. 무상증자·액면분할은 주식수와 주가가 같은 비율로 바뀌어 PER은 변하지 않지만, 과거 EPS는 수정해서 비교해야 합니다. 자본잠식으로 순자산이 음수인 회사의 PBR, 매출이 거의 없는 회사의 PSR처럼 분모가 0 근처이거나 음수인 지표는 계산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계산 예시: 자기주식 소각과 액면분할은 PER을 바꾸나

A정밀이 이미 가진 자기주식 50만 주를 소각: 유통주식수는 950만 주 그대로라 EPS 653원, PER 15.0배에 변화가 없습니다.

바뀌는 것은 상장주식수 기준 시가총액(980억 → 931억 원)이고, 그 기준으로 계산한 PER이 15.8배에서 15.0배로 내려옵니다.

액면분할 5대 1: 주가 9,800 → 1,960원, 유통주식수 950만 → 4,750만 주, EPS 653 → 130.6원

PER = 1,960 ÷ 130.6 = 15.0배로 그대로입니다. 과거 EPS도 5로 나눠 맞춰야 추이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Q. 스크리너에서 PER이 낮은 순으로 정렬하면 어떤 회사가 위에 옵니까? 이 레슨의 함정에 걸린 회사가 함께 올라옵니다. 일회성 처분이익으로 분모가 커진 회사, 업황 정점의 경기민감주, 연결 순이익 기준이라 비지배지분 몫이 섞인 지주회사 등입니다. 정렬 결과는 살펴볼 후보 목록이고, 위의 확인 순서를 거친 뒤에야 비교에 쓸 수 있습니다.

Q. 적자 회사는 어떤 지표로 봅니까? PER을 계산할 수 없으므로 PSR이나 EV/매출, 자본이 충분히 남아 있다면 PBR을 씁니다. 여기에 적자가 해마다 얼마나 줄고 있는지, 지금 현금으로 몇 년을 버틸 수 있는지(현금성 자산 ÷ 연간 현금 소진액)를 함께 계산합니다. 현금 300억 원에 해마다 100억 원씩 줄어드는 회사라면 3년 안에 증자나 차입으로 돈을 더 구해야 할 가능성이 크고, 그때 주식수가 늘어 주당 지표가 다시 바뀝니다.

핵심 정리

  • 일회성 이익은 PER을 일시적으로 낮추므로 본업 이익 기준으로 다시 계산합니다.
  • 경기민감 업종은 이익 정점에서 PER이 가장 낮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이익이 0에 가까우면 PER은 의미를 잃습니다.
  • 같은 회사 PER도 연결·지배, 자기주식, 실적·예상 기준에 따라 12.4~15.8배로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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