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슨 2 / 6 · 약 7분
수요예측과 공모가 결정
희망 공모가 범위가 어떻게 산정되고, 기관 수요예측과 의무보유확약이 확정 공모가와 배정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봅니다
공모가는 회사와 주관사가 마음대로 정하지 않습니다. 먼저 비교 대상 상장기업의 주가 배수를 빌려 회사의 가치를 추정하고, 거기서 일정 비율을 깎아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 를 냅니다. 그다음 기관투자자에게 '이 회사 주식을 얼마에 몇 주 사겠는가'를 묻는 수요예측(북빌딩) 을 거쳐 확정 공모가를 정합니다. 개인 투자자는 보통 이 결과를 보고 청약 여부를 판단하므로, 수요예측 결과를 읽는 법이 곧 청약 판단의 출발점입니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어떻게 나오나
가장 흔한 방법은 비교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쓰는 상대가치 방식입니다. PER은 주가가 주당순이익(EPS)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배수이고, 밸류에이션 지표 모듈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비교기업 평균 PER에 공모 회사의 EPS를 곱해 '주당 평가가액'을 구하고, 상장 초기의 불확실성을 반영해 할인율을 적용합니다.
비교기업 4곳의 평균 PER: 22배(가정)
D소재 기준 순이익 200억 원 ÷ 상장예정주식수 20,000,000주 = EPS 1,000원
주당 평가가액: 1,000원 × 22배 = 22,000원
희망 공모가 하단 16,000원 → 할인율 1 − 16,000 ÷ 22,000 = 27.3%
희망 공모가 상단 19,000원 → 할인율 1 − 19,000 ÷ 22,000 = 13.6%
할인율은 소수점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했습니다.
확인할 점: 기준 순이익이 이미 확정된 지난해 실적인지, 아직 오지 않은 미래 연도 추정치를 현재가치로 할인한 값인지 신고서에서 확인합니다.
수요예측 결과 읽기
수요예측에서 기관은 희망 가격과 수량을 적어 냅니다. 결과 공시(정정신고서, 증권발행조건확정 공시)에는 참여 기관 수, 신청 수량, 가격대별 분포,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나옵니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기관 신청 수량을 기관 배정 예정 수량으로 나눈 값입니다.
가상 데이터. 신청 수량 기준 비중이며 합계 100%.
공모 4,000,000주 중 기관 배정 예정 2,600,000주(65%), 일반청약자 1,000,000주(25%), 우리사주조합 400,000주(10%)
기관 신청 수량 합계 1,820,000,000주 → 경쟁률 1,820,000,000 ÷ 2,600,000 = 700 : 1
가격 분포: 상단 초과 64.0% + 상단 25.5% = 89.5%가 19,000원 이상 제시
확정 공모가 20,000원(희망 범위 상단보다 1,000 ÷ 19,000 = 5.3% 높음)
확정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20,000,000 × 20,000 = 4,000억 원
확정 공모가 기준 PER: 20,000 ÷ 1,000 = 20배 → 비교기업 평균 22배 대비 할인율 1 − 20 ÷ 22 = 9.1%
같은 결과를 두고 해석은 두 방향으로 나뉩니다. 경쟁률과 상단 초과 비중이 높다는 것은 기관 수요가 많았다는 뜻이지만, 공모가가 상단을 넘겨 정해진 만큼 비교기업 대비 할인 폭은 27.3~13.6%에서 9.1%로 줄었습니다. 상장 뒤 주가가 오를 여지는 공모가가 높아질수록 그만큼 줄어든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합니다. 또 기관은 경쟁이 심하면 실제로 사고 싶은 양보다 많이 써 내는 경향이 있어, 경쟁률을 실제 수요의 크기로 그대로 읽기 어렵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허수성 신청을 줄이려고 2023년부터 주관사에 기관의 주금 납입 능력 확인 의무를 두고, 가격을 제시하지 않은 기관에는 배정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의무보유확약과 2025~2026년 제도 변경
- 의무보유확약(락업 확약)
- 기관투자자가 배정받은 공모주를 상장 후 정해진 기간(15일·1개월·3개월·6개월 등) 동안 팔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 확약한 기관은 배정에서 우대를 받는다.
2024년 상장한 77개 종목 가운데 74개에서 기관이 상장 당일 순매도했다는 진단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2025년 1월 「IPO 및 상장폐지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핵심은 의무보유확약 우선배정입니다. 2025년 7월부터 연말까지는 기관 배정 물량의 30%, 2026년부터는 40% 이상을 확약한 기관에 먼저 배정합니다. 확약 물량이 기준에 못 미치면 주관사가 공모 물량의 1%(상한 30억 원)를 직접 취득해 6개월 동안 보유해야 합니다. 2026년 10월 기준 내용입니다.
| 확약 기간 | 배정 가점(개편 후) |
|---|---|
| 6개월 | 7점 |
| 3개월 | 5점 |
| 1개월 | 3점 |
| 15일 | 2점 |
기관 배정 물량 2,600,000주 × 40% = 1,040,000주 → 확약 기관에 먼저 배정해야 할 최소 물량
확약 신청이 적어 확약 기관 배정이 780,000주(30%)에 그친 경우 → 기준 미달
주관사 의무 취득: 공모 4,000,000주 × 1% = 40,000주
취득 금액: 40,000주 × 20,000원 = 8억 원(상한 30억 원 이내) → 6개월 보유
같은 방안에는 수요예측 참여 자격 강화(사모운용사·투자일임사는 등록 후 2년이 지나고 총위탁재산 50억 원 이상이거나, 총위탁재산 300억 원 이상)와 하이일드펀드·코스닥벤처펀드가 별도 배정을 받으려면 15일 이상 확약하도록 한 조건도 들어 있습니다. 확약 비율이 높다는 것은 상장 초기 매도 물량이 줄어든다는 뜻이지만, 확약 기간이 끝나는 날 그 물량이 한꺼번에 풀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5번째 레슨에서 계산합니다.
수요예측 결과에서 적어 둘 다섯 숫자
- 확정 공모가와 희망 범위의 관계: 하단 미만, 범위 안, 상단, 상단 초과 중 어디인가.
- 확정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과 PER: 비교기업 평균과 비교해 할인 폭이 얼마나 남았는가.
- 기관 경쟁률: 높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허수 신청 가능성을 감안해 읽는다.
- 의무보유확약 비율과 기간별 수량: 상장 후 15일·1개월·3개월·6개월에 무엇이 풀리는가.
- 공모 규모 변화: 수요가 약하면 공모주식 수를 줄이기도 하므로 처음 신고서와 비교한다.
수요예측이 부진해 확정 공모가가 희망 범위 하단보다 낮게 정해지거나, 회사가 공모를 철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단 미만 확정은 회사가 처음 기대한 가치를 시장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신호이지만, 그만큼 공모가가 낮아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어느 쪽이든 결과 하나로 청약 여부를 정하기보다 위 다섯 숫자를 함께 놓고 봅니다.
핵심 정리
- 희망 공모가는 비교기업 배수 × 기준 이익 × (1 − 할인율)로 나옵니다. 비교기업과 이익 연도를 먼저 봅니다.
- 수요예측 경쟁률은 신청 수량 ÷ 기관 배정 물량이며, 허수 신청이 섞일 수 있어 실제 수요와 같지 않습니다.
- 공모가가 높게 확정될수록 비교기업 대비 할인 폭은 줄어듭니다.
- 2026년부터 기관 배정 물량의 40% 이상을 의무보유확약 기관에 우선배정하고, 미달 시 주관사가 공모 물량 1%(상한 30억 원)를 6개월 보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