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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치: 비슷한 회사의 배수를 빌려 오기
동종 기업 배수의 중앙값으로 PER·PBR·EV/EBITDA 기준 가치를 계산합니다
적정가를 추정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비슷한 회사가 시장에서 어느 배수로 거래되는지를 보고 그 배수를 빌려 오는 상대가치평가이고, 다른 하나는 회사가 앞으로 벌어들일 돈을 직접 추정해 현재 가치로 바꾸는 절대가치평가(DCF·RIM·배당할인모형)입니다. 이 모듈은 가상의 회사 D정밀 하나를 여섯 레슨 내내 같은 숫자로 평가합니다. 방법마다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하려는 것입니다.
| 항목 | D정밀(가상) | 비고 |
|---|---|---|
| 현재 주가 | 40,000원 | 발행주식 1,000만 주 |
| 시가총액 | 4,000억 원 | 40,000원 × 1,000만 주 |
| 매출 | 4,000억 원 | 올해 실적 |
| EBITDA | 800억 원 | 영업이익 + 감가상각비 |
| 영업이익 | 600억 원 | 감가상각비 200억 원 |
| 지배주주 순이익 | 400억 원 | EPS 4,000원 |
| 지배주주 자본 | 3,200억 원 | BPS 32,000원, ROE 12.5% |
| 순차입금 | 500억 원 | 차입금 − 현금 |
| 주당배당금(DPS) | 1,200원 | 배당성향 30% |
동종 기업 고르기와 중앙값
상대가치의 품질은 비교 대상(피어 그룹)을 얼마나 잘 고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같은 업종 이름을 달고 있어도 매출 구성, 성장률, 부채 수준이 다르면 배수도 달라야 정상입니다. 아래는 D정밀과 사업이 비슷한 가상의 회사 다섯 곳입니다. EV/EBITDA는 기업가치(EV, 시가총액 + 순차입금)를 EBITDA(영업이익 + 감가상각비)로 나눈 배수로, 부채 구조가 다른 회사를 비교할 때 씁니다.
| 회사(가상) | PER | PBR | EV/EBITDA |
|---|---|---|---|
| E기계 | 9.0배 | 1.1배 | 6.0배 |
| H공업 | 10.0배 | 1.2배 | 6.5배 |
| F정밀 | 11.0배 | 1.4배 | 7.0배 |
| G테크 | 13.0배 | 1.6배 | 8.0배 |
| I산업 | 25.0배 | 3.0배 | 15.0배 |
| 중앙값 | 11.0배 | 1.4배 | 7.0배 |
| 단순평균 | 13.6배 | 1.66배 | 8.5배 |
다섯 개 숫자를 크기순으로 세웠을 때 가운데 값이 중앙값입니다. 평균은 I산업 하나 때문에 PER 기준 13.6배까지 끌려 올라가지만 중앙값은 11.0배로 그대로입니다. 피어 그룹이 작을수록 이상치 하나가 평균을 크게 흔들기 때문에 실무에서는 중앙값을 기본으로 쓰고, 평균을 쓸 때는 이상치를 먼저 제외합니다.
남은 PER: 9.0 / 10.0 / 11.0 / 13.0배
중앙값 = (10.0 + 11.0) ÷ 2 = 10.5배 → EPS 4,000원 × 10.5 = 42,000원
평균 = (9 + 10 + 11 + 13) ÷ 4 = 10.75배 → 4,000원 × 10.75 = 43,000원
평균과 중앙값의 차이가 10,400원(I산업 포함)에서 1,000원으로 줄어듦
피어 한 곳을 넣고 빼는 것만으로 PER 기준 가치가 42,000원 ~ 54,400원 사이에서 움직임
세 가지 배수로 계산한 D정밀의 가치
PER 기준: EPS 4,000원 × 11.0배 = 44,000원
(평균 13.6배를 쓰면 4,000원 × 13.6 = 54,400원으로 10,400원 높아짐)
PBR 기준: BPS 32,000원 × 1.4배 = 44,800원
EV/EBITDA 기준: EBITDA 800억 원 × 7.0배 = EV 5,600억 원
주주 몫 = EV 5,600억 원 − 순차입금 500억 원 = 5,100억 원
주당 가치 = 5,100억 원 ÷ 1,000만 주 = 51,000원
상대가치 범위: 44,000원 ~ 51,000원 (현재 주가 40,000원)
가상 데이터. 같은 회사라도 어떤 배수와 어떤 대푯값을 쓰느냐에 따라 가치가 1만 원 이상 벌어집니다.
EV/EBITDA로 구한 값은 회사 전체(주주 + 채권자)의 가치이므로 반드시 순차입금을 빼야 주주 몫이 됩니다. 이 단계를 빠뜨리면 빚이 많은 회사일수록 가치가 부풀려집니다. 반대로 현금이 차입금보다 많은 순현금 회사라면 그 금액을 더합니다.
EV = EBITDA 800억 원 × 7.0배 = 5,600억 원 (두 경우 같음)
순차입금 500억 원: 주주 몫 5,600 − 500 = 5,100억 원 → 주당 51,000원
순현금 500억 원: 주주 몫 5,600 + 500 = 6,100억 원 → 주당 61,000원
재무구조 차이 1,000억 원이 주당 10,000원의 차이로 이어짐
PER 기준 가치는 순이익만 쓰므로, 재무구조 차이는 이자비용·이자수익을 통해 순이익에 간접적으로만 반영됨
지주사, 은행·보험, 건설, 바이오처럼 이익이나 자산의 성격이 다른 업종은 일반 제조업의 배수를 그대로 쓰면 왜곡이 큽니다. 지주사는 보유 지분 가치에서 할인을 적용하고, 금융업은 PBR과 ROE를 함께 보고, 바이오는 이익이 없어 PER 자체가 의미를 잃습니다. 업종별 잣대는 '업종별로 다르게 보기' 모듈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어떤 배수를 언제 쓰는가
| 배수 | 잘 맞는 경우 | 조심할 경우 |
|---|---|---|
| PER | 이익이 안정적이고 흑자가 꾸준한 회사 | 적자·일회성 이익, 경기 정점의 이익 |
| PBR | 자산이 이익의 원천인 회사(금융·제조 설비) | 무형자산 중심 회사, 자본잠식 회사 |
| EV/EBITDA | 부채 수준이 서로 다른 회사 비교, 감가상각이 큰 장치산업 | 설비투자가 계속 많은 회사(EBITDA가 현금을 과장) |
| PSR | 이익이 아직 없는 초기 성장 회사 | 마진 차이가 큰 회사끼리 비교 |
배수에 곱하는 이익이 어느 시점의 것인지도 맞춰야 합니다. 피어 PER을 올해 실적 기준으로 구했다면 D정밀도 올해 EPS를 써야 하고, 내년 예상 EPS 기준이라면 둘 다 내년 예상치를 써야 합니다. 실적 PER(과거 12개월)과 예상 PER(향후 12개월)을 섞으면 성장률이 높은 회사일수록 결과가 크게 틀어집니다. 지표 정의는 '밸류에이션 지표' 모듈에서 다뤘습니다.
따라 해 보기: 피어 그룹 만들기
- DART 사업보고서의 '사업의 내용'에서 우리 회사의 매출 구성(제품별·지역별 비중)을 확인합니다.
- 매출 구성이 비슷한 상장사를 고릅니다. 업종 분류 이름보다 실제로 무엇을 팔아 돈을 버는지가 기준입니다.
- 후보마다 매출 성장률, 영업이익률, 부채비율을 나란히 적고, 우리 회사와 크게 다른 곳은 표시해 둡니다.
- 적자 회사, 일회성 이익으로 PER이 왜곡된 회사, 인수합병이 진행 중인 회사는 제외하거나 따로 표시합니다.
- 모든 배수를 같은 기준일 주가와 같은 시점의 이익(실적 또는 예상)으로 다시 계산하고 기준일을 적어 둡니다.
- 중앙값을 기준으로 쓰고, 평균과의 차이가 크면 어느 회사가 평균을 끌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 피어는 몇 곳이 적당한가: 정해진 숫자는 없습니다. 세 곳 이하면 한 회사가 결과를 좌우하고, 너무 넓히면 사업 성격이 다른 회사가 섞입니다. 두 위험 사이에서 고르고, 고른 이유를 함께 적습니다.
- 해외 상장사를 피어로 써도 되나: 쓸 수는 있지만 시장마다 평균 배수 수준, 금리, 세율, 회계 기준이 달라 그대로 섞으면 국가 간 차이가 회사 간 차이처럼 보입니다. 섞을 때는 국내와 해외를 나눠 중앙값을 따로 봅니다.
- 피어 배수는 날마다 바뀌는데 언제 기준으로 하나: 계산한 기준일을 반드시 적습니다. 시장 전체가 크게 오르내린 직후라면 몇 달 평균 주가로 계산한 배수와 한 번 더 비교합니다.
- 우리 회사 배수가 피어보다 낮은 이유는 어떻게 찾나: 성장률, 이익 변동성, 부채, 배당 성향, 최대주주 관련 이슈를 피어와 나란히 놓고, 낮은 배수를 설명하는 차이가 있는지부터 봅니다.
핵심 정리
- 상대가치 = 동종 기업 배수 × 우리 회사 지표. 피어 선정이 결과의 대부분을 좌우합니다.
- 표본이 작으면 평균 대신 중앙값을 씁니다. D정밀 PER 기준 44,000원(중앙값) vs 54,400원(평균).
- EV/EBITDA로 구한 기업가치에서 순차입금을 빼야 주주 몫이 됩니다.
- 배수가 피어보다 낮다는 사실만으로 저평가라고 결론 내리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