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슨 1 / 6 · 약 7분
투자해도 되는 돈과 안 되는 돈
비상금, 고금리 빚, 곧 써야 할 돈을 먼저 떼어 내고 남는 돈이 얼마인지 계산합니다.
주식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은 대개 ‘어떤 종목을 살까’부터 묻습니다. 그런데 처음 몇 년의 결과를 가르는 것은 종목보다 어떤 돈으로 투자하느냐인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20% 하락이라도 여윳돈이면 기다릴 수 있지만, 석 달 뒤 내야 할 전세 잔금이면 손실을 확정하고 팔 수밖에 없습니다. 이 레슨은 계좌를 열기 전에 내 돈을 세 갈래로 나누는 방법을 다룹니다.
먼저 떼어 둘 돈: 비상금
- 비상금
- 실직, 질병, 갑작스러운 수리비처럼 예상하지 못한 지출에 바로 꺼내 쓸 수 있게 따로 둔 현금입니다. 주가와 상관없이 원금이 그대로 있어야 하므로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이나 원금이 변하지 않는 상품에 둡니다.
비상금 규모는 흔히 월 고정 생활비의 3~6개월치를 기준으로 잡습니다. 법이나 제도로 정해진 숫자가 아니라 가계 재무 상담에서 널리 쓰는 경험칙입니다. 소득이 일정한 직장인 1인 가구는 3개월 쪽에, 프리랜서·자영업자나 부양가족이 있는 가구는 6개월 쪽이나 그 이상에 가깝게 잡습니다. 비상금이 없으면 급한 일이 생길 때마다 주식을 팔아야 하고, 하필 그때가 주가가 내려간 시점이면 일시적인 하락이 실제 손실로 굳어집니다.
먼저 갚을 돈: 고금리 빚
카드 리볼빙, 현금서비스, 카드론처럼 금리가 높은 빚이 있다면 투자보다 상환이 먼저입니다. 빚을 갚는 것은 그 금리만큼의 수익을 손실 위험 없이 얻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반면 주식의 기대수익은 해마다 크게 흔들리고, 몇 년 동안 마이너스일 수도 있습니다. 확실한 비용을 불확실한 수익으로 이기려는 구조는 처음부터 불리합니다.
가상의 직장인 김서연(29세): 리볼빙 잔액 400만 원, 금리 연 18%
빚을 그대로 두면 1년 이자 = 400만 × 18% = 72만 원(잔액이 줄지 않는다고 단순화)
400만 원을 주식에 넣고 1년에 7% 오른다고 가정하면 = 400만 × 7% = 28만 원
결과 비교: 이자 72만 원을 내면서 28만 원을 버는 셈 → 1년에 44만 원 불리
주식이 10% 내린 해라면: −40만 원 손실 + 이자 72만 원 = 112만 원 불리
빚을 먼저 갚으면 72만 원을 확실히 아끼고, 그 뒤 매달 이자로 나가던 돈을 저축할 수 있음
주택담보대출처럼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고 기간이 긴 빚은 사정이 다릅니다. 대출 금리, 중도상환수수료, 남은 기간, 비상금 수준을 함께 따져야 하므로 ‘빚이 하나라도 있으면 투자 금지’라고 단정하지는 않습니다. 기준은 단순합니다. 내가 내는 금리가 높을수록, 그리고 그 빚이 변동금리일수록 상환의 우선순위가 올라갑니다.
투자하면 안 되는 돈
| 돈의 종류 | 예 | 투자하면 생기는 문제 |
|---|---|---|
| 정해진 날 돌려줘야 하는 돈 | 전세 보증금, 계약금·잔금, 남에게 맡아 둔 돈 | 그날 주가가 내려가 있어도 팔아야 함 |
| 빌린 돈 |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주식담보대출 | 손실이 나도 원금과 이자는 그대로 갚아야 함 |
| 1~2년 안에 쓸 돈 | 결혼 자금, 학비, 이사 비용, 세금 납부액 | 회복을 기다릴 시간이 없음 |
| 매달 나가는 돈 | 다음 달 카드값, 월세, 보험료 | 생활이 흔들리고 급하게 팔게 됨 |
| 비상금 | 생활비 3~6개월치 | 비상 상황과 하락장이 겹치면 손실 확정 |
따라 해 보기: 내 돈 세 갈래로 나누기
- 최근 3개월 통장·카드 내역에서 월 고정 생활비를 구합니다(월세·관리비·식비·통신비·보험료·교통비 등). 들쭉날쭉한 지출은 3개월 평균을 씁니다.
- 생활비 × 3~6을 비상금 목표로 정하고, 당장 꺼내 쓸 수 있는 현금과 비교합니다.
- 모든 빚을 금리 순으로 적습니다. 금리 연 10%를 넘는 빚은 상환 계획부터 세웁니다.
- 앞으로 2년 안에 쓸 큰돈(이사, 결혼, 학비, 차량)을 날짜와 금액으로 적고, 그 금액은 예금·적금 쪽으로 분리합니다.
- 남는 돈과 매달 남는 저축액 중 일부만 투자 가능 금액으로 봅니다. 처음 1년은 그 일부를 다시 작게 나눠 시작합니다(6번째 레슨에서 다룸).
1~8개월(빚 상환) 280만 원
9~11개월(비상금 완성) 280만 원
12개월부터 280만 원
가상 데이터. 리볼빙 400만 원(연 18%)은 매달 60만 원씩 갚으면 8개월째에 끝나고, 비상금은 기존 200만 원에 적립을 더해 생활비 4개월치(720만 원)를 채운 뒤 투자 비중을 늘립니다.
가상의 프리랜서 정다은(34세): 월 생활비 220만 원, 수입은 달마다 150만~500만 원
수입이 들쭉날쭉하므로 비상금 목표를 6개월치로 → 220만 × 6 = 1,320만 원
현재 현금 900만 원 → 부족분 420만 원
고금리 빚은 없음. 내년 3월 종합소득세 예상 납부액 180만 원은 별도 통장으로 분리
투자 가능 금액 = 현금 900만 원 − 비상금으로 묶을 900만 원 = 0원 → 비상금 부족분 420만 원을 먼저 채움
매달 평균 저축 100만 원이라면 약 5개월(420 ÷ 100 = 4.2)이 지난 뒤부터 투자금을 따로 모으기 시작
이렇게 나누면 투자 가능 금액이 생각보다 작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자체가 이 레슨의 목적입니다. 투자금이 작다는 것은 실수의 비용도 작다는 뜻이고, 처음 1~2년은 큰 수익보다 규칙과 감각을 익히는 기간으로 쓰는 편이 이후에 더 큰돈을 다룰 때 도움이 됩니다.
자주 받는 질문 하나는 ‘비상금을 다 모을 때까지 투자를 미루면 그동안 오르는 시장을 놓치지 않느냐’입니다. 놓칠 수 있습니다. 다만 비상금 없이 투자하다가 하락장과 급한 지출이 겹쳐 손실을 확정하는 경우의 비용은 몇 달의 상승분보다 클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나은지는 미리 알 수 없으므로, 순서를 지키는 쪽이 결과의 폭을 좁히는 선택입니다.
자주 받는 질문
- 비상금은 어디에 두는가: 입출금이 자유롭고 원금이 변하지 않는 예금이 기본입니다. 일부를 짧은 만기의 정기예금으로 나눠 두는 방법도 쓰입니다. 주식, 주식형 펀드처럼 가격이 움직이는 상품은 비상금 자리에 맞지 않습니다.
- 비상금을 쓰고 나면: 쓴 만큼 다시 채울 때까지 새 투자금 적립을 줄이거나 멈춥니다. 비상금을 채우는 일이 투자보다 앞선다는 순서는 처음과 같습니다.
- 맞벌이 가구는: 두 사람 중 한 명의 소득이 끊겨도 버틸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봅니다. 가구 전체 생활비에서 남는 한 사람의 소득을 빼고, 모자라는 금액의 몇 달치를 비상금으로 잡는 방식입니다.
- 학자금 대출처럼 금리가 낮은 빚은: 금리가 낮고 상환 기간이 길면 정해진 일정대로 갚으면서 투자를 병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그 판단은 비상금이 갖춰진 뒤에 합니다.
핵심 정리
- 비상금은 월 고정 생활비의 3~6개월치를 흔히 기준으로 삼으며, 주가와 무관하게 원금이 유지되는 곳에 둡니다.
- 금리가 높은 빚을 갚는 것은 그 금리만큼의 수익을 손실 위험 없이 얻는 것과 같습니다.
- 전세 보증금, 빌린 돈, 1~2년 안에 쓸 돈, 매달 나가는 돈은 투자금으로 보지 않습니다.
- 생활비·빚·단기 지출을 떼고 남은 돈의 일부만 투자 가능 금액으로 잡습니다.